요즘 AI 도구를 정말 많이 쓰고 있습니다. 업무에서도, 사이드 프로젝트에서도 거의 모든 작업에 붙여서 쓰고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걸 잘 쓴다는 게 뭔가 증명이 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발자에게 프롬프트 엔지니어 자격증이 크게 필요하진 않다는 거 압니다. 그래도 점점 코딩 능력 하나만으로는 어필이 어려워지는 분위기이고, 기획이나 다양한 역할을 함께 소화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신청하게 됐습니다.

실은 그냥 공부 조금 하고 자격증 따는 게 기분이 좋을 것 같기도 했고요.


KAIT

시험은 KAIT(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에서 주관합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ICT 분야 자격 검정과 인력 양성을 담당하는 기관입니다. 보통 제 또래 개발자들은 리눅스마스터 때문에 가입을 해놓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어요.

프롬프트 엔지니어 자격증은 1급·2급으로 나뉩니다. 저는 1급을 응시했습니다.


준비

공부는 Gemini를 활용해서 진행했습니다. 예상 문제를 계속 뽑아가며 반복해서 풀었거든요.

간만에 일정을 잡고 뭔가를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나쁘지 않더라고요. 평소에 이런 식으로 따로 공부를 챙기는 편이 아니다 보니, 오히려 이런 루틴이 생기는 게 반가웠습니다.


시험

객관식 80문항, 주관식 5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합격 기준은 총점 60점 이상입니다.

책이나 강의로 파트를 나눠서 공부한 게 아니다 보니 정해진 분류 기준은 모릅니다. 다만 시험을 보고 나서 느낀 문제 유형을 크게 셋으로 압축해봤습니다.

첫 번째는 용어입니다. 낯선 용어와 약어가 꽤 많이 나오거든요. AI나 개발과 무관하더라도 영어에 익숙한 분이라면 이 부분에서 상당한 이점을 가져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번째는 모델·알고리즘 관련 내용입니다. 가장 AI 시험답다고 느낀 파트이고, 문제 수도 많은 편이라 흐름을 타는 게 중요합니다. 전체 85문제를 90분 안에 풀어야 하는데, 앞 문제의 내용이 뒤 문제를 푸는 데 힌트가 되는 경우도 있어서 꼼꼼히 읽는 편이 도움이 됩니다.

세 번째는 저 혼자 ‘도덕 시험’이라고 부르는 유형입니다. 운전면허 시험으로 치면 “다음 중 올바른 운전자 매너가 아닌 것은?” 같은 형식의 문제들인데, 긍정적인 표현 속에 이상한 행동 하나를 끼워 넣고 고르는 방식이거든요. 이 유형은 개발자가 꽤 유리할 것 같습니다. 저도 연습할 때부터 실전까지 거의 다 맞힌 것 같아요.

주관식이 문제였습니다. Gemini가 나올 것 같다고 집어준 예상 문제 10개 중에 하나도 나오지 않았거든요. 꽤 당황스러웠습니다. 객관식은 어느 정도 흐름을 타며 봤는데, 주관식에서 갑자기 멍해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결국 5개 중 2개 정도 맞힌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합격하려면 객관식에서 53개 이상은 맞혀야 총점이 60점을 넘기게 됩니다. 어떻게 됐을지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발표는 7월 17일이라던데, 객관식은 즉시 채점이 가능할테고 주관식 5문제 채점하는 게 오래 걸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AI 시험이면 채점도 AI에게 맡기면 하루 정도면 결과가 나올 것 같은데 말이죠. 아리송한 시험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