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0일과 21일, 이틀 연달아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하나는 Qwen AI Build Day Seoul이었고, 다른 하나는 루퍼스에서 연 loop talk였습니다.
Qwen AI Build Day Seoul
실제 프로덕션 환경에서 마주하는 고민과 엔지니어링 접근법을 들을 수 있어서, 세 팀의 발표가 특히 기억에 남았습니다.
트웰브랩스의 보안 가드레일 발표를 들으면서, 그동안 개인적으로는 소규모 작업 위주라 이 부분을 깊게 고민해본 적이 없다는 걸 느꼈습니다. 다들 키 유출이나 데이터 보안 문제를 상당히 신중하게 다루고 있었고, Q&A에서 나온 “보안을 LLM의 지능에 맡기면 언젠가 무조건 뚫린다”는 말이 가장 오래 남았습니다.
인프런의 영상 화면 번역 파이프라인 발표는 낯선 분야였습니다. 영상이나 비전 모델 쪽 용어부터 익숙하지 않았는데, 화면 속 데이터를 번역이 필요한 것과 필요 없는 것으로 먼저 분류하고 나서 번역을 붙이는 흐름을 보면서 배울 점이 많았습니다.
사이오닉AI의 멀티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 세션은 “그게 돈이 되나요?”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됩니다”로 답을 잡고 풀어가는 구성이었습니다. 비개발자도 따라올 수 있게 설계된 세션이었고, 막연히 겁내고 있던 멀티 에이전트를 직접 시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wen을 비롯한 가성비 모델들을 실전에서 어떻게 쓰는지 보고 나니, 직접 써보고 싶다는 마음이 컸던 하루였습니다. 좋은 인사이트를 나눠주신 연사분들과 운영진분들께도 감사한 마음이었습니다.
루퍼스 loop talk
여기서는 기술보다 신입이나 주니어가 가져야 할 태도, 습관 얘기가 많았습니다. 그중 두 가지가 마음에 남았습니다.
하나는 용어를 깊게 생각해서 스스로 완벽하게 설명할 수 있게 재정의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예시로 나온 단어가 “주문”이었는데, 커머스 도메인에서는 중요한 개념인데도 막상 다른 사람에게 풀어서 설명하기는 다들 어려워한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 순간 속으로 “약속”이라는 말을 떠올렸고, 진행자도 비슷하게 “계약”이라고 정리했습니다. 이렇게 정의를 잡고 나면 금액 차감이나 재고 차감 같은 로직을 구성하기가 훨씬 편해진다는 얘기를 듣고, 요즘 하고 있는 비회원 주문동선 개선 작업에서 막연하게 쓰던 “구매동선”이라는 말도 다시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둘째는 이력서를 읽는 사람이 “이 사람이 무엇을 사랑하는가”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였습니다. 최적화든 대규모 트래픽이든 프레임워크든, 진짜 좋아하는 걸 어필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생각해보니 제 이력서가 스스로는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했었는데, 매력적이지 못했던 이유가 이력서에서 사랑이 느껴지지 않아서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는 최적화를 꽤 좋아하는 사람인데, 그런 티가 전혀 안 나 있었거든요. 오늘도 필요 없는 정적 파일을 지우는 검증 작업을 하고 있었으니까요. 이게 결국 스스로를 브랜딩하는 과정이라는 말이 와닿았습니다. 개발자의 셀프 브랜딩이라는 말은 종종 들어봤지만 늘 막연했는데, 이렇게 풀어서 설명해주니 감이 좀 잡히더라고요.
이외에는 사실 뻔한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것까지도 좋았습니다.
첫째로는 이 뻔한 내용이 그만큼 중요하니까 강조하는 거겠구나 싶었고, 둘째로는 제가 이걸 뻔한 내용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게 좀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뻔하지 않은 내용이니까 강조해서 말씀해 주시는 거고, 저 스스로도 어느 정도는 도움이 되는 생각들을 하고 있다는 증거가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의미가 있는 시간이었다는 거죠.